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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함께 곁들일 안주를 사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메종 조는 프랑스식 빵, 샌드위치, 수프, 샤르퀴트리 등을 판매하는 작은 가게다.

가게 안에는 4인 테이블 세 개, 2인 테이블 하나가 있었다. 커다란 창문들이 가게 한쪽을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창문을 덮고 있는 하얀 커튼 사이로 포근한 오후의 햇살이 들어왔다. 급한 약속이 없었다면 저 근사한 접시들과 포크, 나이프 등이 세팅되어있는 남은 테이블 하나를 꿰차고 주말의 시작, 가장 여유가 넘치는 금요일의 오후를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진열대에서 안주거리를 찾아보았다.

저 자리에 앉아서 이른 저녁을 즐기고 싶었다.
프랑스 느낌이 나는 소품들이 한쪽 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이다. 주방으로 연결된 문의 동그란 창문은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픽사 애니메이션 '라따뚜이' 의 클라이막스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처음보는 피클과 각종 소스들이 보인다.

 

샌드위치 메뉴가 인기있다고 하던데 역시나 다 나가고 없었다.

소시지를 고르고 있을 때, 직원분이 다가와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해주셨다. 레드와인과 함께 즐길만한 소시지를 여쭤보았더니 오늘의 소시지를 추천해주셨다. 그래서 일단 '오늘의 소시지'를 담고 뭔가 독특하고 맛있어보이는 비주얼을 가진 '빠떼 엉 크후트(파이 안에 고기 반죽을 넣고 구운 빠떼)'를 담았다. 그리고 스페인산 그린 올리브, 슈 블렁(양배추 샐러드)도 함께 사 왔다.


"뽕!"
늦은 밤, 차게 식힌 프랑스산 피노누아를 개봉하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테이블 위에는 메종조에서 사 온 샐러드, 올리브, 소시지, 빠떼 엉 크후트가 소박한 접시 위에 올라있었다. 섬세한 느낌의 와인을 한모금 마시고 미디엄 정도로 구운 오늘의 소시지 한조각을 입에 넣었다. 소시지 안을 채우고 있는 고기는 신선했으며 식감은 부드러웠다. 향 또한 독일식 소시지와는 조금 다르게 은은했다. 그리고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육즙이 만족스러웠다. 올리브 역시 이제까지 맛보던 이탈리아나 그리스산과는 달랐다. 일단 알맹이가 상당이 크고 노란 빛을 띄고 있었으며 짠맛 보다는 아주 약한 시큼함이 느껴졌다. 식감은 너무 단단하지도 무르지도 않아서 딱 좋았다. 양배추 샐러드인 '슈블렁' 에는 호두와 치즈, 햄이 들어있었다. 역시 달지 않고 상큼해서 소시지를 먹는 사이 사이에 입을 씻어주는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빠떼 엉 크후트'는 처음에는 뭔가 익숙하지 않은 식감에 손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와인을 마실 수록 빵의 고소함과 고기 반죽의 단백함이 녹아있는 그 맛을 점점 찾게 되었다. 결국 얼마 가지않아 접시를 완전히 비워버렸다.

매일 비슷한 일상에 지쳐가던 중이었는데, 메종조에서 사온 만족스러운 음식들과 와인이 있어서 특별한 금요일 밤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에는 아늑한 느낌의 가게에서 아직 맛보지 못한 나머지 음식들을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카카오맵] 메종조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7길 35 102호 (서초동) http://kko.to/USNA7dA3X

 

메종조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7길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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